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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똥탐정] 똥을 재활용하는 곤충들의 기발한 생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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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7-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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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입니다.
자연 속에는 똥을 활용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들이 존재합니다.
‘출동 똥탐정’ 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을 주제로, 흥미로운 생태를 소개하는 시리즈인데요.
오늘은 똥을 재활용하는 곤충들의 기발한 생활사에 대해 함께 알아볼까요?

독수리팔랑나비 – “내 똥은 내가 먹는다?”

먼저 소개할 파트너는 독수리팔랑나비( Bibasis aquilina )입니다.
왕방울만 한 커다란 겹눈에 비만형 몸매를 갖고 있어서 보통 사람들은 나방으로 착각하고는 합니다.
이 곤충은 무려… 자신이 싼 똥을 다시 먹는다고 하는데요! 오줌 냄새가 나는 흙에서 무기질을 흡수한 뒤, 그걸 다시 배설물로 내보낸 뒤 긴 주둥이로 쪽쪽~ 다시 흡수! 영양소를 자신의 똥에서 보충한다고 합니다.
이런 식성의 이유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향후 연구가 계속되면서 비밀이 벗겨질 날이 오지 않을까요?

팔랑나비과 Epargyreus clarus 의 애벌레 – “초강력 똥총 발사!”

바로… ‘배설물총’을 쏘는 능력! Epargyreus clarusd은 ‘항절’, 즉 항문이 있는 몸통의 가장 마지막 마디에서 한 부분을 빗장처럼 만들어 새총과 같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평상시에는 항문을 막고 있지만 배설할 때는

1.3m/s 속도로 자기 몸길이의 40배 거리까지 똥을 발사해요.

사람으로 치면 70미터 거리까지 날리는 셈! 왜 이런 기술이 필요하냐고요? 기생말벌 같은 천적으로부터 피하기 위함입니다.

소요산소똥풍뎅이와 모가슴소똥풍뎅이 – "우리는 자연 청소부!"

이 곤충들은 이름부터 벌써 ‘똥 전문가’! 동물의 똥뿐만 아니라 인분에도 꼬이는 곤충이 있습니다.
바로, 어깨에 멋진 뿔을 갖고 있는 소요산소똥풍뎅이 소요산소똥풍뎅이( Onthophagus japonicus ) 와

광택이 나는 검은색 딱지날개를 가진 모가슴소똥풍뎅이 ( Onthophagus fodiens )입니다.

먼저 ‘소요산소똥풍뎅이’는 주로 소똥에서 발견되지만 사람의 똥에서도 발견된다고 합니다.
‘모가슴소똥풍뎅이’는 대형 초식동물의 배설물, 사람이나 개의 똥에서 발견되는데요, 이들은 오물의 퇴적장, 동물의 사체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국산 소똥풍뎅이 무리 중 양적으로는 두 번째로 많은 종이고, 첫 번째로 여러 곳에 분포된 종이라고 합니다.
포유동물의 똥을 먹는 이 두 곤충은 소똥이나 말똥을 처리하는 ‘소똥구리’도 사람의 똥은 다루지 못하는 것에 견주어보면, 자연계의 대단한 환경미화 곤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잎벌레 애벌레 – “똥을 짊어지고 다니는 아이들”

잎벌레( Chrysomelidae )과의 애벌레는 애벌레 시절에 자신이 싼 똥을 짊어지고 삽니다.
잎벌레과는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한 과인데요, 이들은 주로 식물의 잎을 먹고 살아서 ‘잎벌레’ 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잎벌레는 꽁무니에서 점액물질과 함께 배설물을 내어 등에 얹고, 잎사귀를 갉아먹으며 허물을 벗어요.
이들은 자랄수록 똥의 부피도 점점 커집니다.
한마디로 말해 똥짐을 지고 사는 녀석들인데 성충으로 탈바꿈하면 화려한 체색을 갖추게 된답니다.
호두나무잎벌레( Gastrolina depressa )

사시나무잎벌레 ( Chrysomela populi )

배자바구미·극동버들바구미 – “나는 새똥입니다?!”

이 곤충들은 천적의 눈을 속이기 위해 자신의 몸을 ‘새똥’처럼 보이게 위장해요
일부 바구미( Curculionidae )과의 종들은 외형과 행동으로 천적을 속이는 보호 전략을 쓴다고 해요.
그 중에서도 새똥으로 위장을 하는 종들이 있습니다.
새똥은 먹잇감으로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천적의 관심으로부터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몸색깔을 흰색, 갈색, 검은색 등으로 얼룩덜룩 섞고, 자세는 가만히 움츠리고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흰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배자바구미( Sternuchopsis trifida) 는 칡 줄기의 홈을 파먹으며 산답니다. 그 홈 속에는 알을 낳고 살아요. ‘배자바구미’의 ‘배자’는 저고리 위에 덧입는 옷인 배자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애벌레가 나무줄기를 파먹으면 식물 줄기는 이상 증식하여 혹을 만드는데 이 속에서 천적을 피합니다.

극동버들바구미( Eucryptorrhynchus brandti )는 느티나무, 가죽나무 등에서 볼 수 있는데요, 또한 이들은 건드리면 죽은 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버들바구미, 무늬오동나무바구미는 잎이나 나뭇가지 위에서 보면 정말 새똥처럼 보여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으로 한 번 살펴보세요!

버들바구미( Cryptorhynchus lapathi ) 무늬오동나무바구미(Cionus tamazo Kôno)

바구미뿐만 아니라 호랑나비과( Papilio spp .) 애벌레의 유충 역시 새똥과 비슷하게 생겼어요. ​

뿐만 아니라, 게거미과( Thomisidae )의 일종인 Phrynarachne ceylonica 는 생김새뿐 아니라 심지어 냄새도 새똥과 유사하여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일부는 먹이 유인용으로 활용하기도 해요

자연 속에서 생존하려는 모습, 정말 똑똑하지 않나요?

오늘은 ‘똥을 재활용하는 곤충들의 기발한 생활사’ 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똥은 그냥 더럽고 지저분한 게 아니에요! 어떤 곤충들에게는 영양소 창고, 어떤 친구들에게는 무기, 또 어떤 아이들에게는 위장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작지만 똑똑한 곤충들의 생존 전략, 정말 놀랍지 않나요? 그럼 출동 똥탐정은 다음에 더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안녕~!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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