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책후기 - 셜록홈즈는 잊어! 이제는 실룩탐정의 시대 『변비 탐정 실룩』 도서리뷰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댓글 0건 조회 11회 작성일 25-06-28 02:47

본문

이 책을 보자마자 우리 아이는 환호성을 질렀다. 엄마 책장에 꽂힌 수십 권의 셜록홈즈(셜록의 다양한 버전을 소장 중이다)를 늘 궁금해했지만, 아직은 읽을 시기가 아니라며 엄마가 절대 주지 않았던 것. 그런데 『변비 탐정 실룩』이라니. 더욱이 띠지에는 셜록은 이제 잊으라니! 이미 제목부터 아이의 호기심을 독차지해버린 것. 어른의 눈에는 『변비 탐정 실룩』의 정체가 뭔가 고민스러웠는데, 아이는 보자마자 “토끼”임을 알아채더라. 똥을 못 싸서 온몸이 빨개진 토끼라는 설정 자체가 아이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사건을 해결하면 속이 시원해지듯, 하얀색으로 돌아오는 우리의 실룩은 정말 눈을 뗄 수 없다.

『변비 탐정 실룩』의 구성 역시 만화와 문고본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어 문장을 읽는 연습을 함과 동시에 책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엄마는 문고본을 읽히고 싶고, 아이는 만화를 보고 싶은 욕구 둘 다를 해소했다고 할까. 또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은 풀이해주기도 해 어휘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아이가 『변비 탐정 실룩』을 더욱 재미있어했던 것은 “알아챌 만 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 것과 빈틈없는 스토리, 화려한 일러스트였다. 백설 공주나 아기 돼지 삼 형제라는 생각이 가득히 드는 주인공들의 다채로운 표정과 대사, 탄탄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애니메이션을 보듯 화려한 색감의 일러스트는 아이들의 시선을 완벽히 붙잡아둔다. 우리 아이가 더욱 즐거워한 포인트는 아이들이 직접 힌트를 찾아보거나 범인을 쫓는 느낌을 주는 일러스트가 많았던 점. 아이는 책을 읽는 내내 탐정이 되어 누가 범인인지를 같이 생각해보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소리 내 읽기도 하며 책을 온전히 즐겼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변비 탐정 실룩』을 더욱 좋아하는 것은 아마 똥이라는 소재로 시작한 것도 한몫을 한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아이들에게 똥과 방귀만큼 인상적인 소재가 또 있나. 그런데 똥 이야기는 이미 많다고? 바로 그 점에서 이 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방귀 뀌는 소리만으로 즐거워하던 꼬마에서, 방귀 뀌는 소리만으로는 완벽히 즐겁지 않은 형님이 된 우리 아이들. 어쩌면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배우게 되면서 방귀나 똥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주제에 대한 민감도가 다소 떨어졌을 것이다. 그런 시기에 변하는 취향을 따라잡을 책이 등장하지 않으면 책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변비 탐정 실룩』의 똥은 그냥 똥이 아니다. 답답한 마음과 찾지 못한 실마리의 역할도 한다. 단순히 똥이 주체였던 어린아이들이 이제는 해결, 시원해짐 등의 감정으로 시선을 전환가능한 것. 그런 은유적 표현들을 이해할 수 있다면 아이들의 세상은 한층 다채로워지리라. 『변비 탐정 실룩』 덕분에 우리 아이의 책사랑은 오늘도 여전하다. 추리력과 창의력, 상상력까지 키우게 하는 『변비 탐정 실룩』. 거기에 한 가지 더! “아주 재밌다!”

대표번호1877-8789